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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겁 강제 방전! 번개 도둑이 된 설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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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아아아아앙—!!!


하늘이 반으로 쪼개지는 듯한 파멸적인 굉음이 만뢰정(萬雷頂) 정상에 몰아쳤다. 일반적인 천겁의 다섯 배에 달하는, 마귀안 장로의 음모가 섞인 핏빛 변종 천겁의 메인 벼락 기둥이 대지를 집어삼킬 듯 수직으로 낙하했다. 눈을 멀게 할 만큼 강렬한 붉은 광폭의 뇌전 기둥이 만뢰정 제단을 통째로 삼키려는 찰나, 서지호는 귀가 먹먹해지는 침묵 속에서 질끈 눈을 감았다.


‘제발! 맹필두 어르신! 강철민 씨! 당신들의 기술력을 믿습니다!’


지호의 머릿속에서 오백 영석이라는 숫자가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만약 이 야매 접지가 실패해 진태양이 저 번개에 직격당해 전신 탄화로 사망한다면, 신성보험은 개업 한 달 만에 파산이었다. 파산은 곧 지호의 영혼 소멸. 전투력 0의 평범한 전직 보험 설계사에게 있어, 이 번개 폭풍은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니라 목숨을 위협하는 거대한 재정적 사형선고나 다름없었다.


파지지지직! 쿠구구구구—!


벼락이 제단 옆에 우뚝 솟은 고정식 대형 대지 피뢰침 탑의 구리 구체를 직격했다. 순간, 지호가 방금 긴급 복구해 놓은 고순도 구리 도선망이 흰색으로 달아오르며 미친 듯이 울부짖기 시작했다. 엄청난 전류가 도선을 타고 흐르며 제단 주변의 대기가 고열로 팽창해 폭발적인 충격파를 사방으로 뿜어냈다.


“꺄아악!”


지호의 품에 안겨 있던 백서연이 비명을 지르며 지호의 허리를 꽉 끌어안았다. 그녀의 푸른 도복 자락이 폭풍에 사정없이 휘날렸고, 지호의 머리카락은 이미 정전기 충격으로 인해 완벽한 폭탄머리 모양이 되어 사방으로 뻗쳐 있었다. 하지만 백서연의 눈에 비친 지호의 옆모습은 그 어떤 은거 고수보다 숭고하고 비장했다. 온몸이 찌릿찌릿 타들어 가면서도, 오직 대사형을 살리기 위해 제단 앞을 지키는 대현자의 풍모가 바로 이러하리라.


“대, 대표님! 벼락의 기운이 너무 강합니다! 피뢰침이 버티지 못할 것 같습니다!”


백서연의 외침대로, 30미터 높이의 피뢰침 탑 기단부가 붉은 열기를 내뿜으며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구양수의 역전 진법 부적은 뜯어냈지만, 쇠톱질로 훼손되었던 도선 연결부가 백만 볼트가 넘는 벼락의 본류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지호는 이를 악물고 제어반으로 손을 뻗었다. 마비된 오른손 대신 왼손가락으로 영석 다이얼을 한계치까지 돌렸다.


‘천겁 강제 방전 유도, 최대 출력 가동!’


이것은 맹필두와 밤을 새우며 설계했던 피뢰침의 핵심 비기였다. 하늘의 먹구름에서 뿜어져 나오는 뇌전 에너지를 한 지점으로 강제로 끌어당겨 분산 방전시키는 기술. 다이얼이 끝까지 돌아가는 순간, 피뢰침 탑 끝의 흡수 구체가 눈부신 황금빛 장막을 형성하며 사방으로 흩어지려던 번개 줄기들을 강제로 흡수해 빨아들였다.


파지지직! 콰과광!


빨려 들어간 붉은 뇌전 에너지는 지호가 야매로 연결해 둔 고순도 구리 도선을 타고 제단 바닥의 가마솥 닻으로, 그리고 그 아래에 매장된 천겁석(천겁석) 광맥 배터리 그리드로 순식간에 송전되기 시작했다.


지호의 눈앞에 반투명한 계리사 인터페이스가 실시간으로 충전율을 띄웠.


`[천겁석 배터리 충전율: 15%... 42%... 78%...]`


천겁석 배터리가 푸른 불꽃을 뿜으며 초고속으로 충전되는 광경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하늘이 인간들에게 내리는 천겁이 사실은 인간계에 과포화된 영기를 강제로 회수해 재활용하려는 ‘하늘의 에너지 강제 징수 세금’이었다는 진실. 지호는 지금 피뢰침을 통해 그 하늘의 세금을 합법적으로 가로채어 자사 자산으로 귀속시키는, 전무후무한 ‘천겁 탈세’를 감행하고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하늘의 분노는 만만치 않았다. 5배 강력한 변종 천겁의 에너지 총량은 지호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치이이이익—!


“어, 어르신! 접지선이 녹아내립니다!”


지호가 비명을 질렀다. 가마솥 닻과 피뢰침 기단을 연결하던 고순도 구리 도선 조각이 과부하로 인해 하얗게 달아오르더니, 액체처럼 흐물거리며 끊어지기 시작했다. 도선이 끊어지는 순간, 갈 곳을 잃은 백만 볼트의 번개 에너지는 제단 한복판에 가부좌를 틀고 있는 진태양의 머리 위로 그대로 쏟아질 터였다.


진태양은 여전히 자신의 태양진화결이 하늘의 시련을 극복하고 있다며 오만하게 웃고 있었지만, 그의 이마 위 데스 카운트 숫자는 무서운 속도로 줄어들고 있었다.


`[D-10초... D-9초...]`


‘이대로 가다간 오백 영석이 공중분해 된다! 내 회사! 내 목숨!’


지호는 본능적인 파산 공포에 눈이 뒤집혔다. 두뇌 회전 속도가 한계에 도달했다. 전기는 전위차가 가장 낮은, 즉 저항이 가장 적은 전도체로 흐른다. 피뢰침의 주 도선이 끊어졌다면, 더 전도율이 높은 새로운 접지 경로를 즉석에서 만들어주면 된다!


지호는 망설임 없이 자신의 왼손에 쥐고 있던 휴대용 피뢰 안전 우산(휴대용 피뢰 안전 우산)을 바라보았다. 우산살마다 구리 전도선이 심겨 있고, 손잡이는 절연 가죽으로 덧댄 맹필두의 역작.


“서연 씨, 엎드려요!”


지호는 소리치며, 마비되지 않은 왼손으로 피뢰 우산을 끊어지기 일보 직전인 가마솥 닻과 구리 도선의 틈새에 냅다 내던져 꽂았다. 우산 끝의 전도체 구체가 끊어진 회로를 잇는 임시 ‘브릿지’ 접지선 역할을 하도록 희생시킨 것이었다.


콰과과과광—!!!


우산이 접지선에 닿는 순간, 엄청난 폭음과 함께 피뢰 우산이 거대한 스파크를 일으키며 붉은 번개 기둥을 온몸으로 받아냈다. 우산살을 타고 흐르는 백만 볼트의 전류가 가마솥 닻을 통해 대지 깊은 곳의 천겁석 배터리로 안전하게 흘러 들어갔다.


`[천겁석 배터리 충전율: 100%! 완충 완료!]`


그 대가로 지호의 피뢰 우산은 과부하를 견디지 못하고 눈부신 백색 광폭 속에서 순식간에 흐물흐물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우산의 금속 뼈대가 액체 상태로 폭발하듯 비산하며 뜨거운 불꽃 송이를 사방으로 뿌렸다.


펵—!


“윽!”


지호는 폭발 충격파에 밀려 백서연과 함께 바닥을 뒹굴었다. 우산이 터지며 발생한 고온의 열풍이 지호의 어깨를 덮쳤고, 그가 입고 있던 계약서 방탄 도포(계약서 방탄 도포)의 오른쪽 소매가 순식간에 검게 그을리며 타들어 갔다. 맹필두의 마법 제련 덕분에 살이 타는 대참사는 면했지만, 절연 도포의 소매는 완전히 재가 되어 날아갔다.


하늘을 뒤덮었던 핏빛 먹구름이 서서히 걷히며, 웅장했던 뇌전 폭풍의 기세가 가라앉기 시작했다. 천겁의 메인 본류 번개는 완벽하게 방전 흡수되어 지하 광맥으로 회수되었다.


지호는 그을린 도포 소매를 털어내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폭탄머리가 된 채 침을 뱉어내자 입안에서 쇠 맛과 그을음 냄새가 가득했다.


“하아, 하아…… 살았다. 살았어…….”


지호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제단 위를 바라보았다. 진태양이 무사한지 확인하려던 그 순간이었다.


파지직—!


폭발해 녹아내린 피뢰 우산의 잔해 끝에서, 미처 지하로 흐르지 못하고 공중에 잔류해 있던 10%의 미세 전류가 뱀처럼 허공을 가르며 날아갔다.


그 푸른색 스파크는 제단 위에서 기고만장하게 서 있던 진태양의 가슴팍을 정확히 직격했다.


“……어?”


진태양의 잘생긴 얼굴이 순간적으로 멍해졌다. 그의 황금관이 공중으로 날아갔고, 금색 도포 가슴팍에 시커먼 그을음 자국이 선명하게 새겨졌다. 진태양은 단 한 마디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온몸에 미세한 전류를 흘리며 뒤로 뻣뻣하게 쓰러졌다.


쿵—!


석조 제단 바닥에 쓰러진 진태양의 동공이 풀려 있었고, 그의 호흡이 즉각적으로 멈췄다.


지호는 경악하며 벌떡 일어났다. 그의 눈앞에 진태양의 이마 위로 붉은색 데스 카운트 숫자가 잔인하게 떠올랐다.


`[진태양 / D-5분 / 사망 원인: 미세 낙뢰 직격으로 인한 심정지 및 가사 상태 (확률 99.9%)]`


5분. 오백 영석짜리 시한폭탄의 심장이 멈추는 순간이자, 신성보험의 파산을 결정지을 절체절명의 골든타임 5분이 시작되고 있었다.

HẾT CHƯƠ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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