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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근육 가문의 기습, 에어백을 사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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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릉…… 쾅!”


청풍현의 밤하늘이 심상치 않았다. 먹구름이 핏빛으로 붉게 물들며 낮게 가라앉았고, 대기 중에는 살갗을 찌릿하게 찌르는 정전기가 가득했다. 기상 관측원 임호선이 경고했던 변종 낙뢰 폭풍의 전조였다.


신성보험 청풍현 본점 2층 집무실에서 창밖을 내다보던 서지호는 마른침을 삼켰다. 머릿속 장부에서 적자 경고음이 요란하게 울리는 듯했다. 만뢰정 꼭대기에 설치된 피뢰침이 파괴된다면 오늘 밤 청풍현은 불바다가 될 것이고, 가입자들의 연쇄 사망으로 신성보험은 개업 한 달 만에 완벽한 파산을 맞이하게 된다.


“사장님! 큰일 났습니다!”


그때, 집무실 문이 쾅 열리며 망루 감시원 최팽락이 숨을 헐떡이며 뛰어들어왔다. 그의 손에는 붉은색 긴급 신호탄 발사기가 쥐여 있었다.


“사마풍의 테러입니까? 만뢰정 피뢰침이 끊어졌습니까?”


지호가 급히 묻자, 최팽락은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절벽 아래쪽을 가리켰다.


“아닙니다! 만뢰정이 아니라 낙신애 절벽 아래입니다! 뇌근육…… 아니, 독고 가문의 가주 독고성이 무뢰배들을 이끌고 낙신애 바닥으로 난입했습니다! 그들이 들고 있는 거대한 대도로 저희 생명줄인 거대 우레탄 에어백을 찢어발기려 합니다!”


“뭐라고요?!”


지호의 뒷목이 뻣뻣해졌다. 세금 폭탄을 던진 부현령 조진구의 꼼수를 막아내자마자 이번에는 뇌근육 꼰대 가문이 기습을 감행한 것이다.


독고 가문이 어떤 자들인가. ‘무인은 고난과 고통 속에서 뼈가 부러지며 강해진다’는 미친 야성주의 사상에 찌든 자들이었다. 그들에게 있어 낙하 사고 생존율 100%를 보장하는 신성보험의 에어백은 무사들의 투지와 투혼을 썩게 만드는 ‘나약함의 온상’이자 반드시 철거해야 할 눈엣가시였다.


“내 에어백을 찢겠다고? 그 가죽이 장당 얼마짜리인데!”


지호의 눈이 돈 냄새를 맡은 맹수처럼 번뜩였다. 에어백 외피에 쓰인 고밀도 영수 가죽은 태양상회에서 평범한 비단 50필 값을 주고 겨우 공수해 온 초고가 자산이었다. 그것이 찢어지는 순간, 지호의 심장도 함께 찢어질 터였다.


“서연 씨! 두팔 씨! 비상사태입니다! 당장 연장 챙겨서 낙신애 아래로 출동합니다!”


지호는 벽에 걸려 있던 계약서 방탄 도포를 급히 걸쳐 입으며 소리쳤. 집무실 구석에서 대기하던 수석 안전 요원 백서연이 노란색 충격 완충 안전 헬멧을 머리에 쓰며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턱끈을 조이는 그녀의 눈빛에는 ‘안전 제일’이라는 광신적인 집착이 서려 있었다.


* * *


낙신애 절벽 아래,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횃불 수십 개가 붉은 살기를 뿜으며 일렁이고 있었다.


“이 비겁하고 나약한 풍선 쪼가리가 기어이 우리 청풍현 무사들의 야성을 말살하는구나!”


덥수룩한 수염에 바위 같은 덩치를 자랑하는 독고 가문의 가주, 독고성이 거대한 용두 대도를 어깨에 멘 채 침을 뱉었다. 그의 뒤에는 근육질의 독고 가문 무사 수십 명이 도끼와 쇠톱을 들고 험악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가주님, 이 가죽 주머니 때문에 요즘 청풍문 애송이들이 절벽에서 떨어져도 뼈 하나 부러지지 않고 헤헤거린다고 합니다. 무인의 기상이 땅에 떨어졌습니다!”


“음무한 서생 놈이 돈 몇 푼에 목숨을 보장해 준답시고 무림의 전통을 모독하다니! 오늘 내가 이 사교의 도구를 갈기갈기 찢어 무인의 투혼을 되살리겠다!”


독고성이 용두 대도를 높이 쳐들었다. 그의 대도 끝에서 붉은색 강기가 아지랑이처럼 피어올랐다. 일류 무사의 내공이 실린 일격이라면 아무리 질긴 영수 가죽이라도 버텨낼 재간이 없었다.


그가 대도를 내리치려던 바로 그 순간, 어둠 속에서 쩌렁쩌렁한 기선제압 고객센터 보이스가 울려 퍼졌다.


“고객님! 타인의 합법적 사유지에 무단 침입하여 회사 자산을 손괴하려는 행위는 제국 형법 제42조 ‘재물손괴 및 무단 침입죄’에 해당하며, 고의적 영업 방해로 소수점 아래 손해액까지 전액 배상하셔야 합니다!”


독고성이 흠칫하며 대도를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횃불 빛을 받으며 걸어 나오는 자는 낡은 회색 도포 위에 기묘한 계약서 문양이 촘촘히 새겨진 방탄 도포를 입은 서생, 서지호였다. 그의 양옆에는 노란 헬멧을 쓴 백서연과 터질 듯한 팔근육을 자랑하는 구조대장 곽두팔이 버티고 서 있었다.


“흥, 하찮은 서생 놈이 기어이 기어나왔구나.”


독고성이 코방귀를 뀌며 대도로 지호를 가리켰다.


“무인은 칼로 말하는 법! 이깟 가죽 풍선이 무사들의 투지를 꺾고 온실 속 화초로 만들고 있거늘, 네놈이 감히 법과 계약을 운운하느냐! 비켜라, 그렇지 않으면 네놈의 목부터 벨 것이다!”


지호는 가늘게 눈을 뜨고 독고성의 이마를 응시했다. 데스 카운트 스캔(Death Count Scan) 가동.


`[독고성 / D-10년 / 사망 원인: 안전모 미착용 상태에서 수련 중 낙석 직격 (확률 92.5%)]`


‘이 양반도 전형적인 안전 불감증 환자군. 10년 뒤에 머리가 깨져서 죽을 운명인데, 남의 에어백을 찢겠다고 날뛰다니.’


지호는 한숨을 쉬며 확성기를 입에 대었다.


“독고 가주님. 무인의 투지는 부러진 뼈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안전하게 살아남아 다음 수련을 이어가는 지속 가능성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귀하의 무모한 철거 행위는 저희 신성보험의 재산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바, 결코 묵과할 수 없습니다.”


“시끄럽다! 말빨로 내 대도를 막을 수 있을 것 같으냐! 기합을 넣어라, 놈들을 쓸어버리고 풍선을 찢어라!”


독고성이 포효하며 대도를 휘둘러 거대 에어백의 지지 프레임을 향해 돌진했다. 그의 대도가 허공을 가르며 날카로운 검풍을 일으켰다.


“두팔 씨! 프레임 방어막 가동하세요!”


지호의 명령에 구조대장 곽두팔이 웅장하게 웃으며 도르래 레버를 당겼다.


“예, 사장님! 뇌근육 장작패기 들어갑니다!”


독고성의 대도가 에어백을 고정하고 있던 청풍 대나무 지지 프레임을 강하게 내려쳤다.


“콰앙—!”


엄청난 굉음과 함께 불꽃이 튀었다. 하지만 프레임은 부러지지 않았다. 맹필두가 고탄성 청풍 대나무 내부에 흑철 스프링을 심고 우레탄 점토로 코팅한 특수 완충 프레임이었다.


대도가 프레임에 닿는 순간, 프레임이 활처럼 유연하게 휘어지더니 엄청난 탄성 반발력을 내뿜으며 제자리로 돌아왔.


“띠용—!”


기괴하고도 경쾌한 소리와 함께, 대도를 내리쳤던 독고성의 양팔로 강력한 역류 충격파가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으윽?!”


독고성은 마치 거대한 바위에 정면으로 부딪힌 듯한 반동을 느끼며 뒤로 대여섯 걸음 비틀거렸다. 그의 두꺼운 손바닥이 부르르 떨렸고, 대도를 쥔 악력이 순간적으로 풀릴 뻔했다. 일류 무사의 일격이 가벼운 탄성 소리 한 번에 무력화된 것이다.


“이, 이게 무슨 해괴망측한 마법 진법이냐!”


독고성이 경악하며 소리치자, 그의 부하들이 도끼와 암기를 꺼내 들었다.


“가주님! 프레임이 단단하다면 저 가죽 겉감부터 찢어버리겠습니다! 여봐라, 암기를 날려라!”


무사 수십 명이 품속에서 날카로운 독침과 비수 등 철제 암기를 꺼내 에어백의 가죽 외피를 향해 사방에서 난사했다. 수십 개의 은빛 궤적이 어둠을 가르며 에어백으로 쇄도했다.


“임춘배! 그물망 펼쳐!”


곽두팔의 구령에 맞춰, 부구조대장 임춘배와 대원들이 반대편 윈치 레버를 동시에 당겼다.


“초탄성 그물망 고속 전개!”


“띠요옹—!”


에어백 앞바닥에서 노란색 초탄성 대나무 그물망이 0.5초 만에 팽팽하게 솟구쳐 올랐다.


날아오던 비수와 독침들이 팽팽하게 당겨진 그물망에 부딪히는 순간, 그물의 고탄성 영수 기름 코팅에 미끄러지며 사방으로 튕겨 나갔다. 팅! 팅! 팅! 소리를 내며 암기들이 오히려 독고 가문 무사들의 발밑으로 역류해 떨어졌다.


“으아악! 내 다리!”

“자, 자신이 던진 암기에 맞았다!”


독고 가문 무사들이 비명을 지르며 제 발등을 찍고 뒤로 넘어졌다. 순식간에 난장판이 된 현장을 보며 독고성은 분노로 눈이 뒤집혔다.


“이 비겁한 놈들이 기어이 무사의 정면 승부를 피하고 잔재주를 부리는구나! 내가 직접 네놈들의 머리를 깨부수겠다!”


독고성이 내공을 극한으로 끌어올려 대도를 치켜들고 지호를 향해 폭주했다. 그의 기세는 흡사 굴러떨어지는 거대한 바위와 같았다. 전투력 제로인 지호가 직격으로 맞으면 뼈도 못 추릴 위기였다.


그때, 노란색 충격 완충 안전 헬멧을 쓴 백서연이 대담하게 지호의 앞을 가로막았다.


“가주님! 안전 수칙 위반 및 기지 방해 행위는 신성 공인 안전 대사로서 묵과할 수 없습니다!”


“하찮은 여장부 년이 노란 가마솥 뚜껑을 쓰고 잘도 짓거리는구나! 비켜라!”


독고성이 용두 대도를 백서연의 머리를 향해 수직으로 내리쳤다. 대도에 실린 강기가 어둠을 가르며 무시무시한 소리를 냈다.


“깡—!”


대도가 백서연이 쓴 노란 헬멧 정중앙을 정확히 강타했다.


지호는 심장이 멎는 듯했지만, 백서연의 목뼈는 부러지지 않았다. 헬멧 내부에 가득 채워진 우레탄 완충 점토와 대나무 외피가 대도의 물리적 타격 에너지를 100% 흡수해 사방으로 방출시켰기 때문이었다. 헬멧 표면에서 미세한 노란색 충격 파동이 먼지처럼 흩날렸다.


“뭐, 뭐라고?! 내 일격이 고작 대나무 모자에 막혔단 말이냐?!”


독고성이 경악하며 검을 거두려던 찰나, 백서연의 맑은 눈동자가 헬멧 아래서 번뜩였다.


“안전은 타협이 없습니다!”


백서연이 어검 보법으로 날렵하게 도약했다. 그녀의 손에 쥐여 있던 묵직한 안전 몽둥이가 공중에서 둥근 궤적을 그리며 독고성의 정수리를 향해 수직으로 낙하했다.


“퍽—!”


둔탁하고도 경쾌한 타격음이 계곡 전체에 울려 퍼졌다.


독고성의 눈동자가 순간적으로 초점을 잃고 사시처럼 풀렸다. 그의 거구의 몸이 중심을 잃고 앞으로 툭 쓰러지더니, 부서진 인형처럼 바닥에 고정되어 있던 거대 우레탄 에어백 위로 툭 떨어졌다.


“띠용~ 띠용~”


독고성의 거구가 에어백 위에서 두어 번 가볍게 바운스를 타며 코믹하게 튕겨 올랐다가 툭 멈추었다. 완벽한 기절이었다.


“가, 가주님이 쓰러지셨다!”

“노란 헬멧을 쓴 여전사가 가주님의 머리를 깨부쉈어!”


남아있던 독고 가문 무사들이 도끼와 쇠톱을 바닥에 내팽개치며 일제히 무릎을 꿇었다. 백서연은 정중하게 포권을 취하며 헬멧을 가볍게 톡 쳤다.


“상황 종료되었습니다, 사장님.”


지호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품속에서 두꺼운 가죽 계약서 뭉치와 붉은 인장을 꺼내 들었다. 그의 입가에 비열하면서도 지극히 자본주의적인 미소가 슥 올라갔다.


“두팔 씨, 독고 가주님과 저 무뢰배들을 전부 밧줄로 단단히 포박하세요. 그리고 서연 씨, 아주 훌륭한 물리적 제압이었습니다.”


지호가 기절한 독고성에게 다가가 그의 손가락에 인장을 꾹 눌러 계약서에 지장을 찍었다.


“자, 무단 침입 및 기지 자산 훼손죄, 그리고 영업 방해죄를 적용해…… 낙신애 에어백 파손 보수 강제 노역 80시간 처분을 집행합니다. 아주 든든한 무급 노동력이 생겼군요.”


지호가 계약서를 소중히 품에 넣으며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느끼던 바로 그 순간.


“우르르릉…… 쾅!”


하늘 전체가 핏빛으로 붉게 물들며, 만뢰정 꼭대기에서 심상치 않은 번개 줄기들이 사방으로 뻗어 나가기 시작했다. 지호는 문득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았고, 그의 안색이 순식간에 흙빛으로 변했다.


사마풍이 기어이 피뢰침을 파괴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하늘의 거대한 천겁 폭풍이 청풍현 전체를 향해 낙하할 준비를 마치고 요동치고 있었다.

HẾT CHƯƠ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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