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은 7년 차 보험설계사, 현생은 파산 대기 서생
대한민국 서울, 강남의 한 오피스텔에서 매일 밤샘 야근을 하던 7년 차 보험설계사 서지호. 실적 압박과 진상 고객들의 무차별적인 민원에 시달리다 결국 듀얼 모니터 앞에서 심정지로 사망했다. 7년 동안 고객들의 온갖 사고와 사망 진단서를 분석하며 뼈가 빠지게 일한 대가가 고작 고독사라니. 억울함에 눈도 감지 못하고 저승길에 오르는 줄 알았는데.
눈을 떠보니, 이곳은 무공을 닦고 날아다니는 수선자들이 가득한 선협 세계였다.
그것도 청풍현(淸風縣)이라는 깡촌의 가난한 서생 몸으로 전생해 버린 것이다. 지호가 깨어난 집안의 아버지는 청풍현에서 고물상을 운영하며 온갖 잡동사니를 주워 모으는 억척스러운 짠돌이 서덕배(서덕배) 영감이었다. 영감은 지호가 깨어나자마자 찌그러진 가마솥을 던져주며 공부나 하라고 윽박질렀지만, 지호는 직감적으로 알았다. 이 세계에서 서생의 목숨이란 날아다니는 어검의 칼바람 한 방에 날아가는 낙엽보다 가볍다는 것을.
하지만 이 세계에서 가장 지호를 미치게 만든 것은 따로 있었다. 바로 이 동네 수선자들의 극단적인 생명 경시 사상과 안전 불감증이었다.
특히 청풍현의 유일한 문파인 청풍문의 제자들은 기연(기연)을 찾겠다며 매일같이 미친 짓을 일삼았다. 그들이 가장 사랑하는 무모한 도전의 성지는 바로 뛰어내리면 신선도 죽는다는 깎아지른 듯한 천 미터 높이의 절벽, 낙신애(낙신애)였다.
"저 미친놈들이 또 시작이네."
지호는 낙신애 절벽 아래를 바라보며 마른침을 삼켰다. 지호가 이 절벽 근처를 서성거리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한 달 전, 아버지 서덕배의 고물상에 보탤 고철을 주우러 낙신애 중턱을 수색하던 중, 지호는 우연히 고대 인과율 동굴(고대 인과율 동굴)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
그곳에서 발견한 반투명한 금속 책장 파편, 즉 고대 인과율 장부 파편의 기원(고대 인과율 장부 파편의 기원)이 지호의 영혼에 깃들면서 기이한 능력이 각성한 것이다.
전생에 7년간 밤낮으로 갈고닦았던 현대 보험 계리학(현대 보험 계리학)의 통계적 지식이 선협 세계의 영혼 인과율 법칙과 동기화되면서, 지호는 타인의 이마 위에 남은 수명과 사망 원인이 실시간 숫자로 보이는 데스 카운트 스캔(데스 카운트 스캔) 능력을 얻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지호의 눈앞에 한 삼류 수선자가 비장한 표정으로 낙신애 절벽 끝에 서 있었다. 펄럭이는 청풍문의 푸른 도포를 입은 연기기(연기기) 하급 제자였다.
지호가 가늘게 눈을 뜨고 그를 응시하자, 머릿속에서 황금빛 주판알이 굴러가는 소리와 함께 붉은색 홀로그램 숫자가 수선자의 이마 위에 둥둥 떠올랐.
`[D-1분 / 사망 원인: 낙신애 추락사 (확률 99.98%)]`
"아니, 저 미친 인간이 진짜 뛰어내리려고 하네!"
지호의 심장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고대 인과율 장부의 파편이 뇌리에 경고음을 울렸다. 만약 저 가입자 후보가 자신의 반경 이내에서 개죽음을 당하면, 지호의 인과율 장부 계좌에 막대한 '리스크 적자'가 기록되어 영혼이 파산(소멸)할 위기에 처해 있었다. 전투력 제로인 지호에게 있어 가입자의 사망은 곧 자신의 죽음이었다.
지호는 도포 자락을 휘날리며 절벽 끝으로 폭주했다. 낡은 도포 자락이 돌부리에 걸려 찢어지고 흙먼지를 뒤집어썼지만 멈출 수 없었다.
"거기 서세요, 고객님! 아니, 도우(道友)여! 당장 뒤로 물러나세요!"
절벽 끝에서 도약을 준비하던 삼류 수선자가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땋은 머리에 땍땍거리는 얼굴을 한 앳된 청년이었다.
"웬 허름한 서생 놈이 내 앞길을 가로막느냐? 비켜라! 나는 오늘 이 낙신애에서 몸을 던져 고대 대현자의 기연을 얻고 천하를 지배할 비급을 손에 넣을 것이다!"
"기연 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네!" 지호는 숨을 헐떡이며 전생의 7년 차 짬바에서 우러나오는 정중하면서도 기선제압이 가득한 기선제압 고객센터 보이스(기선제압 고객센터 보이스)를 시전했다. "도우여, 제발 이성적으로 생각하십시오. 지금 본인이 하려는 짓은 자살 행위입니다."
"자살이라니! 무릇 수선자라면 목숨을 걸고 한계를 돌파해야 하는 법! 우리 청풍문의 대사형께서도 말씀하셨다. 남자는 절벽에서 떨어져야 비로소 용이 된다고!"
지호는 이마를 짚었다. 이놈의 문파는 문주부터 대사형까지 아주 집단으로 미친 게 분명했다. 지호는 머릿속의 현대 보험 계리학적 통계 데이터를 빠르게 연산했다. 눈동자 속에서 미세한 황금빛 주판알과 그래프가 폭풍처럼 회전했다.
"도우여,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대하제국 공식 율법전과 청풍현 관청의 지난 백 년간의 사망 기록을 계리적으로 분석한 결과, 이 낙신애에서 기연을 찾겠다며 뛰어내린 수선자는 총 1,420명이었습니다. 그중 기연을 얻어 살아남은 자가 몇 명인지 아십니까?"
삼류 수선자가 침을 꿀컥 삼키며 물었다. "...몇 명인데?"
"딱 세 명입니다. 그나마 두 명은 평생 전신마비로 누워 지내고 있고, 나머지 한 명은 애초에 술 취해 떨어진 원영기 괴물이라 낙하 대미지 자체가 면책 조항이었던 분입니다. 즉, 귀하와 같은 연기기 하급 수선자가 맨몸으로 떨어졌을 때의 생존 확률은 정확히 소수점 아래 영 점 영영영일 퍼센트입니다. 반면, 뼈가 가루가 되어 계곡 아래 잡초의 천연 비료가 될 확률은 99.99%에 달하죠. 이것이 합리적인 자산 투자입니까?"
"비... 비료?"
"귀하의 연기기 육체는 천 미터 아래의 충격력을 견디기에는 시장 바닥의 젖은 두부보다 약합니다. 도약하는 순간, 귀하의 단전은 파열되고 영혼은 흩어지며 가문의 대가 끊길 것입니다. 이 계약... 아니, 이 도전은 완벽한 손실 확정형 매몰 비용입니다! 당장 뒤로 세 걸음 물러나 안전한 수련을 시작하십시오!"
지호의 사자후 같은 통계 폭격과 정교한 기선제압 보이스에 삼류 수선자의 눈동자가 사정없이 흔들렸다. 단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매몰 비용', '두부 같은 육체', '천연 비료'라는 세속적이고도 공포스러운 단어들이 그의 영혼을 사정없이 때렸다.
"내... 내가 두부라고? 대사형이 분명 용이 된다고 했는데..."
수선자가 극심한 심리적 혼란을 느끼며 뒤로 멈칫 물러서려던 그 찰나.
그의 발끝이 절벽 가장자리의 젖은 흙덩이를 밟았다. 스르륵, 흙더미가 무너져 내렸다.
"어? 어어어?!"
"아, 이런 미친!"
수선자가 균형을 잃고 양팔을 허우적거리며 천 미터 아래의 어두운 심연 속으로 발을 헛디뎌 추락하기 시작했다.
"으아아아악-! 살려줘어어!"
지호의 눈앞에서 붉은색 데스 카운트 숫자가 `[D-10초]`로 빠르게 줄어들며 사정없이 깜빡였다. 저놈이 바닥에 처박혀 죽는 순간, 지호 자신의 인과율 계좌도 완전히 파산해 소멸할 터였다.
지호는 절벽 끝으로 몸을 날리며 비명을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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